예수님은 중립이 아니라 약자의 편이다
2018/2/19(사순 제1주간 월) 정세미 미사(@대전법동) 강론
박제준 토마 신부(대전정평위원, 한끼100원나눔운동본부 전담사제)
제1독서 <너희 동족을 정의에 따라 재판해야 한다.>(레위기 19,1-2.11-18)
오늘 복음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마태오복음 25,31-46)
(박제준 신부 강론)
설 명절 잘 보내셨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도 행복한 일이 가득한 한 해 만들어 가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오늘 제1독서와 복음에서는 우리가 어떤 기준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이야기 해주고 있습니다. 제1독서에서는 레위기의 말씀을 들었는데요.
주 하느님께서 거룩하니 ...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고 하시면서 .. 도둑질 해서는 안 된다. .. 거짓 맹세를 하지 마라. .. 이웃을 억누르거나 이웃의 것을 빼앗지 마라. 귀먹은 이에게 악담을 해서는 안 된다. .. 눈먼 이에게 장애물을 놓아서는 안 된다... 등등 ... 일상을 살아가면서 ... 지켜야 할 기준들을 제시해 줍니다.
복음에서는 우리가 잘 아는 최후의 심판 이야기입니다.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말랐을 때 마실 것을 주었으며, 헐벗었을 때 입을 것을 주었고, 병들었을 때 돌보아 주었으며, 감옥에 있을 때 찾아주었다. 정말 이렇게 약자를 위한 삶을 살아야 할 텐데 ...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을까요? 정말 그 기준대로 살아가고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 사회는 그 기준을 잘 실현하며 흘러가고 있을까요. 오늘 예수님이 제시하고 있는 것처럼 나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그 기준을 잘 실현하며 살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가끔 교회가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런데요. "중립적인 게 뭘까?"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완전히 중립적일 수 있을까? 제 생각에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말은 굉장히 무책임하거나 매우 비편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나와는 상관 없어!", 혹은 "나는 별로 관심없어!", 혹은 "난 모르겠어!"라는 표현과 같은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온전이 중립적일 수 없고요. 어느 편엔가는 서야 합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중립적일 수 없고, 늘 약자의 편에 서야 한다고 말씀해주시고 계십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절절하게 그 이야기를 해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중립적이려고 할 때, 굶주린 예수님께 먹을 것을 주지 않게 되고, 목마르신 예수님을 보고 마실 것을 안 주게 될 것입니다.
오늘 103차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미사를 봉헌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민주언론 시민연합(민언련) 김언경 사무처장께서 오셔서 <언론은 사람을 어떻게 길들이는가?>라는 주제로 강의를 해주실 텐데요.
언론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이고, 가치중립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언론도 마찬가지로 어느 편엔가 서야 합니다. 온전히 중립적일 수 없으니까요. 언론도 마찬가지로 오늘 복음말씀처럼 약자 편에서 약자를 대변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늘 지켜보고 오늘 정세미 특강을 들어보시면 좋겠습니다.
2018-2-19 월요일 대전법동성당 저녁 7시 정세미 미사 강론
박제준 한끼백원나눔운동본부 전담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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