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자비를 베푼 사람이 너의 이웃이다.
2018년 10월 8일 연중 연중 제27주간 월요일
제115차 정세미 미사 강론 / 장소: 세종 성바오로 성당
강론: 최승범 베드로 신부(대전정평위원, 노은동 성당 보좌)
제115차 정세미가 열린 세종 성바오로 성당, 2018-10-08 월 저녁 7시
오늘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25-37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찬미예수님
저를 처음 보시는 분이 계시죠? 짧게 소개하면, 저는 노은동 본당 보좌신부 최승범 베드로 신부입니다. 반갑습니다. 준비한 강론을 같이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들은 복음 말씀 처음 들은 분 없으시죠? 무슨 비유에요?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입니다.
누가 나의 이웃입니까?
그럼 먼저 율법교사의 질문으로 강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누가 나의 이웃입니까?”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십시오. 그러면 우리는 나의 이웃을 옆집, 뒷집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나와 친한 사람도 이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율법학자가 묻자, 예수님은 바로 대답을 안하시고,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듭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누가 이웃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그러나 자비를 베푼 사람이 이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이게 오늘 복음의 포인트입니다. 그럼 이 복음말씀을 간직하면서 오늘 강론을 들으셨으면 합니다.
우리는 매서운 세상을 살고 있다
지금 우리는 경쟁과 돈이 지배하는 매서운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그렇죠? 여기서 자유로운 분 계세요? 경쟁에서 1등이 되어야 하고, 돈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사람들은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내 옆에 있는 사람은 나의 이웃이 아니라 경쟁자이며 적이 되어버렸습니다.
경쟁과 이기심 돈이라는 강도를 만나 상처투성이로 쓰러져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강도를 만난 사람처럼 이 세상에서 초주검이 되어 쓰러져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사제와 레위인은 어떻게 하나요? 강도를 만난 사람을 지나쳐 갑니다. 아예 반대편으로 지나쳐 갑니다. 자신들의 바쁜 일상에 지장을 받고 싶지 않았고 귀찮은 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더 중요한 건 강도를 만난 사람이 내 이웃이나 가족도 아니고, 나에게 이익이나 돈이 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에 길 반대편으로 돌아갑니다. 그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제115차 정세미가 열린 세종 성바오로 성당, 2018-10-08 월 저녁 7시
내 시간과 돈이 아깝다면
오늘의 복음말씀을 들으면서 우리 삶을 돌아봅시다. 우리 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내 이익이 되지 않으면 우린 그냥 지나쳐 갑니다. 내 시간과 돈이 아깝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경쟁과 돈의 논리로, 심지어 사랑까지도 경제적 논리로, 서로가 서로에게 강도질을 하는 그런 세상에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 누구도 서로의 상처를 알아주지 않고, 그 상처를 껴안지 않고 외면한 채 살아갑니다. 나의 가족도 내가 친하다는 친구도, 이웃이라고 생각한 그 사람들도 내가 어려워지고 힘들면 나를 외면하고 떠나버리는 걸 우린 이 세상에서 경험했습니다. 더군다나 우리 스스로도 돈과 경쟁 속에 바쁘다는 이유로 내 몸과 내 영혼에 난 상처를 모른채, 어제와 같은 오늘을 지금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역시 강도를 만난 사람처럼
이렇게 우리는 험한 세상의 한복판에서 강도를 만난 사람처럼 돈과 이기심과 서로가 주는 상처로 초주검이 되어 그렇게 쓰러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쓰러져 있는 나를 아무도 알아주지 않습니다. 본당 신부님도 함께 봉사하는 분들도 어느 분도 알아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런 내 곁은 지나가는 분이 계십니다. 누구실까요? 네. 바로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께서 내 곁은 지나가십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포도주를 부어주십니다
오직 예수님만이 가엾은 마음이 드십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자신의 십자가상 상처에서 흘러나오는 포도주를 부어주십니다. 당신의 상처로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시고, 나의 이웃, 당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시는 우리의 친구가 되어주기 원하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상처에, 주님의 상처에서 나오는 사람의 기름과 포도주로, 우리의 이웃과 친구가 되어주신 예수님과 함께 서로가 서로에게 강도가 되고 상처가 될 것이 아니라 이웃이 될 것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 상처를 외면하지 않으셨듯이, 우리 또한 제2의 그리스도가 되어 서로 이웃이 되고 상처를 치유해주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제115차 정세미가 열린 세종 성바오로 성당, 2018-10-08 월 저녁 7시
우리가 미사 중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이웃이 되어주기를, 한발 더 나아가 내가 제 2의 그리스도가 되어, 착한 사마리아인이 다른 누구가 아니나 내가 되도록 간절히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은 이렇게 묻습니다.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이 질문에 ‘자비를 베푼 사람이 너의 이웃이다.’ 그리고 끝에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나의 이익이 되고 도움이 되는 사람에게 그렇게 하라는 게 아니라, 정말로 힘들고 아프고 아무도 안 알아주는 사람에게 가서 이웃이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주님이 그렇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오늘 여기 있는 우리가 주님처럼 서로에게 이웃이 되어줄 수 있는 착한 사마리아인이 될 수 있기를 다 함께 미사중에 함께 기억했으면 합니다.
침묵 중에 내가 싫어하는 사람, 미워하는 사람을 위해 기도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이웃이 되어주기를 잠깐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멘
제 115차 정세미 강론@세종성바오로 성당
대전정평위원 최승범 베드로 | 2018년 10월 8일(월) 오후 7시 미사
오늘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25-37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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