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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5] 환경에 대한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지침서(요약)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6. 12. 20.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실천(상)

- 환경에 대한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지침서(요약) -

 


교회 환경운동, 그리스도 신앙의 결론

  

"깨끗한 계곡물과 샘물, 옹달샘과 약수, 강물과 지하수가 사람들의 목마름을 풀어주는 충분한 식수가 되어 주었기에 물은 그동안 한국인에게 그다지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경제개발과 산업화 과정에서 물은 심각하게 오염되었다." -환경에 대한 주교회의 지침서 중에서-

 

한국 천주교 주교단이 발표한 지침서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실천」은 급속한 산업화와 소비지향적 생활방식, 인간 이기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빚어지는 생태계 파괴에 경종을 울리는 문건이다.

 

아울러 가정ㆍ본당ㆍ교구에서 창조질서 회복을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실천사항도 제시하고 있어 향후 교회 환경운동 및 신자들의 생태적 삶에 유용한 지침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교단은 "자연은 창조주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대상이자 하느님께서 현존하시는 거처"라며 교회 환경운동이 '그리스도교 신앙의 결론'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일부 신자들조차 환경문제와 신앙문제를 별개 사안이라고 생각하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지침서는 사도좌와 보편교회 가르침을 충실히 적용한 문건이다. 교황 바오로 6세는 1970년대 초반 환경파괴를 시대적 불의로 진단하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93년 생태계 파괴 문제를 신앙의 문제로 간주한 바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올해초 '평화를 이루려면 피조물을 보호하십시오'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평화의 날 담화에서 창조질서 회복과 보전에 대한 교회 역할을 강조했다.

 

이 지침서는 1) 우리나라 생태계 위기 2)  창조질서와 인간의 책임 3) 책임있는 실천을 위한 제언 등 크게 3개 소주제로 구성돼 있다. 지침서 내용을 3회에 걸쳐 요약, 소개한다.

 

 

1) 우리나라 생태계 위기

 

물은 우리 몸의 구성과 유지에 있어 필수적이다. 그러나 물이 오염되었다.

 

경제개발과 산업화는 우리에게 분명 편리와 윤택함을 가져 왔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자연을 담보로 한 것이었다. 산업화 과정에서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중금속이 함유된 공장산업 폐수와 농축산 폐수 그리고 생활 오수를 그대로 강으로 흘려보내 생명의 강을 죽은 강으로 만들어 버렸다.

 

먹을거리도 농약과 인공 첨가물, 환경 호르몬 등으로 오염되어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공기 역시 산업화로 급격히 오염되었고 급기야 우리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전국적으로 90%가 넘는 급속한 도시화는 농촌의 전통적 공동체 문화 대신에 익명성과 고립으로 대변되는 도시 문화를 확산시켰다. 또한 교통난, 쓰레기, 수돗물 수급과 하수처리, 대기오염, 소음, 에너지 대량소비, 주택난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환경문제를 초래했다.

 

급속한 도시화는 난개발로 이어졌다. 난개발은 산림을 무차별적으로 훼손하고, 도시의 안전이나 자족기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도로를 건설하거나 택지와 공장 등을 조성하여 오히려 사회적 불균형을 초래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그뿐 아니라 현재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 4대 강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대표적 난개발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업은 보의 건설로 물이 갇히면 오히려 홍수 위험을 증대시키고 수질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반대에 직면해 있다. 국토의 구석구석을 흐르는 4대 강 유역 곳곳에서 단기간에 강변의 모래톱을 없애고 대신 콘크리트로 제방을 쌓고 자전거길을 내는 대규모 토목공사는, 생태계에 어떤 치명적 악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반환경적 계획이다.

 

또한 인류는 수백만 년에 걸쳐 생성된 화석연료를 지난 이삼백 년 동안 엄청난 속도로 소비해 왔다. 에너지 고갈과 석유생산 정점에 대한 문제를 간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화석연료의 과소비로 인한 지구 온난화는 지구의 평균 온도의 상승을 의미하는데, 이 때문에 기후 변화가 오늘날 지구 차원의 대표적 환경재앙으로 예고되고 있다.

 

오늘날 생태계 위기의 근저에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오만함이 놓여 있다. '세상의 주인'인 인간이 얼마든지 자연을 착취해도 좋다는 인간 중심주의가 결국 오늘의 생태계 위기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자연과 더불어 사는 방식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과학기술 만능의 인간 중심주의는 동서양 구분을 희석시켜 버렸다.

 

자연에 대하여 절대권을 주장하는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필요한 것들을 취하여 쓰다가 버리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겼다. 여기서 생기는 또 다른 문제점은 자연으로부터 많은 것을 취하여 소유하거나 소비할수록 그만큼 더 행복하다고 보는 물질주의적 행복관이다. 물질주의적 사고방식과 생활이야말로 생태적 위기를 가속화하는 중대한 원인이다.

 

오늘날 우리는 생태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보도들을 대중매체를 통해 거의 매일 접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자연을 지키기 위한 실천에는 인색하다. 옳고 필요한 일이라고 인정은 하지만, 내가 희생하거나 불편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이기심 때문이다.

 

아울러 인류사회는 18세기 산업혁명이라는 엄청난 변화를 겪으면서 기계와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에 의해 지탱되는 이른바 산업사회로 전환되었다. 이러한 산업화를 가능하게 해 준 에너지의 원천이 바로 재생 불가능한 화석연료라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미래 인류는 화석연료에 의존해서는 더 이상 산업사회를 지탱할 수 없다. 화석 에너지 자체가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다.

 

급속한 산업화와 더불어 자본주의도 발전해 왔다. 자본주의적 시장논리는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인간 욕구가 무한하다고 전제한다. 경제성장은 더 많은 물질(재화)을 사용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복지와 풍요라고 하는 것이 '더 많은 재화' 곧 물질로 직결되는데, 이것은 생태계를 담보로 한 것이고, 이런 식의 경제성장은 필연적으로 생태적 불행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교회는 세계화가 인류에게 새로운 기회와 희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것의 긍정적인 면을 인정한다. 하지만 교회는 세계화가 초래하는 새로운 위험과 심각한 부작용을 잘 알고 있다. 특히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결과적으로 대다수의 가난한 사람들의 희생을 강요한다.

 

생태계 파괴는 근본적으로 현대 물질문명이 낳은 필연적 결과이다. 생태계 위기는 곧 문명의 위기이다. [평화신문, 2010년 11월 7일, 김원철 기자]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실천(중)

- 환경에 대한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지침서(요약) -

 


그리스도인, 생태적 책임에 눈 떠야

2) 창조질서와 인간의 책임

 

인간은 하느님의 다른 피조물들과 마찬가지로 피조물의 일부라는 점에서 공동의 운명을 타고났지만(인간의 피조성), 동시에 인간 이외의 모든 피조물과 분명히 구별되는 특별한 지위(하느님 모상성)를 부여받았다.

 

그 특별한 지위 때문에 인간은 이 세상 안에서 특별한 책임을 지니지만(통치위탁), 동시에 인간의 피조성은 인간이 결코 하느님이 아니고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순명해야 하는 그분의 종(청지기)임을 알려 준다.

 

따라서 하느님 모상인 인간은 자기 마음대로가 아니라 하느님 뜻에 따라 자연을 이용하면서, 동시에 창조주께서 사랑하시는 다른 피조물들도 돌볼 책임이 있다.

 

현재와 같은 생태계 위기는 인간이 하느님 위탁을 망각하고 자기 마음대로 자연을 파괴한 데 기인한다. 따라서 이제라도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이 우리로 인해 더 이상 파괴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하느님 창조의 아름다움이 잘 보전된 세상을 후손들에게도 물려줘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아무렇게 있는 것이 아니라, 창조주께서 지혜로써 창조하셨기 때문에 만물에는 질서가 있다. 그 창조질서를 우리가 파괴할 것이 아니라 마땅히 존중하고 보전하는 것이 도리이다.

 

하느님께서 만드신 조화가 깨진 것은 바로 인간의 죄 때문이었다. 창조된 인간의 원래 모습은 하느님과 친교를 이루고, 자기 자신과 주변의 피조물들과 조화를 이루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지성과 자유를 지닌 인간은 하느님 뜻을 배반할 수 있고 또 실제로 죄를 지었다. 그래서 '윤리적 악'이 세상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인간의 죄로 인해 창조질서 깨져

 

인간이 자연에게 잘하면 그것은 결과적으로 인간 자신에게 잘하는 것이고, 인간이 자신의 행복을 진정으로 바란다면 당연히 자연의 질서를 지키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인간의 죄 때문에 깨어진 창조질서를 회복하려면 결국 인간은 회개하여 하느님과 자연과 동료 인간과 관계를 회복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이 없다. 그 점을 깨우쳐주신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하느님 창조질서에 대한 협력과 세상의 발전을 위한 인간의 현세적 노력은 하느님 나라를 열망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신앙과 결코 배치되지 않는다. 오히려 하느님 나라의 실현을 위한 적극적 투신에 해당된다.

 

하느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은 생태계 주인이신 창조주만 아니라 다른 인간과 자연 세상에 대해서도 하느님 창조의 일꾼으로서 소임을 다해야 할 책임을 지닌다. 그 책임은 바로 생태정의를 위한 책임을 말한다.

 

생태정의 실현을 위한 인간의 책임은 현재의 세대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의 세대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오늘날 우리가 낭비하는 자연자원의 대가를 미래의 후손들이 치르게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정당한 몫까지도 우리가 미리 앞당겨 써버림으로써 그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생태적 불의'에 해당한다.

 

인간이 이 같은 '책임'에 눈을 뜨고 실제로 그런 삶을 사는 것은 저절로 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의 의식변화, 의식개혁과 맞물려 있다.

 

우리가 여전히 물질중심의 가치와 행복을 쫓는 한, 우리는 생태적 책임과는 거리가 먼 무책임한 생활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떠한 의식변화가 필요한가? 인간의 가치와 삶의 의미가 무엇을 소유하는 데 있지 않고, 어떠한 인간인가라는 존재의 문제에 달려있다는 의식변화이다.

 

이런 이유에서 교회는 인간이 물질적 가치의 절대적 숭상으로부터 벗어나 비물질적 가치 추구로 방향을 바꾸도록 강조해 왔다. 물질적 발전 속에서도 물질의 노예가 되지 않을 수 있는 윤리관이 필요하다.

 

소비와 낭비가 생태계 위기 가속화

 

창조주께서 인간에게 맡기신 창조의 선물, 자연자원의 혜택이 모든 인간에게 골고루 공유되어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자연의 혜택을 많이 누리는 사람들(나라들)은 비록 소수이지만 그렇지 못한 다수의 사람들(나라들)과 격차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이는 결국 생태정의라는 것이 경제정의나 사회정의와 무관한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

 

교회 교도권은 누누이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 문제를 지적해 왔는데, 그 요점은 다음 세 가지이다.

 

첫째, 부유한 사람들(나라들)의 과도한 욕구 때문에 세상의 부가 그들에게 편중되어 있고, 대량소비와 재화낭비를 통해 생태계 파괴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

 

둘째, 이와는 정반대로 가난한 사람들(나라들)의 비참한 생활여건이 생태계 파괴를 가속화하고 있다.

 

셋째, 재화는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분배되어야 한다(재화의 보편 목적성).

 

북반구의 부유한 산업국가들은 자신들의 소비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자원과 에너지를 개발도상국들로부터 끊임없이 사와야 하는 반면, 남반구의 가난한 개발도상국들은 먹고 살기 위해 가진 것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자연'을 수출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비극이고 사회적 불의이다. 사회적 불의가 생태적 불의로 연결되어 있다.

 

세계무역 및 경제규모로 볼 때 상위 10위권 안팎에 해당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기보다는, 재화 소비와 낭비가 지나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구적 생태계의 위기를 가속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평화신문, 2010년 11월 14일, 정리=김원철 기자]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실천(하)

- 환경에 대한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지침서(요약) -

 

창조질서 회복, 아래로부터


3) 책임있는 실천을 위한 제언

 

교회에서의 실천

 

그리스도교 신앙은 죽은 신앙이 아니라 살아있는 신앙이며, 빈말이 아니라 목숨을 바치는 순교에 이르기까지 행동하는 신앙이다. 그러기에 하느님을 우주의 창조주로 고백하는 그리스도교 신앙은 우리가 몸소 실천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한 실천 노력에 길잡이가 될 수 있는 것이 복음삼덕(福音三德, 가난ㆍ순명ㆍ정결)과 사추덕(四樞德, 절제ㆍ지혜ㆍ용기ㆍ정의)이다. 이는 생태위기를 극복하고 창조질서를 회복하는데 꼭 필요한 실천지침이다.

 

우리는 복음삼덕 가운데 '가난'의 덕을 통해 물질만능시대에 '물질은 필요한 만큼만 소유하고 정신은 풍요롭게 갖는 법'을 배운다. '순명'의 덕을 통해 하느님 말씀과 이웃의 요구, 다른 피조물의 요구에도 귀 기울여 경청하기를 배울 수 있다. '정결'의 덕은 다른 이들에게 더 자유롭게 봉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사추덕 가운데 '절제'는 함부로 소비하거나 낭비하지 않으면서도, 자신과 타인이 살 수 없을 만큼 인색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지혜'는 창조질서 회복에 무엇이 선한 행위이고 무엇이 해로운지를 분별하게 해준다.

 

'용기'는 수고나 위험, 박해도 감수하게 한다. '정의'는 동시대를 사는 모든 사람, 그리고 내일을 살아가야 할 후손까지도 생각해 행동하게 해 준다.

 

생태적 삶의 궁극적 출발점은 가정이다. 어린이들이 창조질서 보전을 위해 섬세하게 배려하는 자세를 부모에게서 배우는 것은 가장 강력한 신앙의 증거가 된다. 

 

피조물의 평화를 위해 가정에서부터 기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 장바구니 사용하기 △음식물 남겨 버리지 않기 △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 생명의 밥상 차리기 등과 같은 사소하지만 중요한 생태적 실천들도 기도와 함께할 때 '봉헌'이 될 수 있다.

 

신자들의 창조질서 보전 활동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는 본당 공동체이다. 그러나 본당 사목평의회의 환경 관련 분과 조직률은 미미하다. 환경분과를 설치하지 않은 본당은 조속히 조직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신자들의 환경사도직단체는 '아래로부터의' 조직이다.

 

△ 주일미사에 승용차를 이용하기보다 성당에 묵주기도하면서 걸어 다니기 △ 교리실과 회합실 전기코드 뽑아 두기 △ 에너지 고효율 전등 사용하기 △일회용품 사용 자제하기 등 할 수 있는 일들은 참으로 많다.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 그리고 자연 사랑은 분리된 것이 아니다. 이것은 동일한 사랑의 세 가지 다른 표현에 불과하다.

 

이제부터라도 창조질서 회복을 위해 사람과 자연에 대해 행해지는 불의와 폭력을 종식시킴으로써 하느님과 화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내면적 풍요를 추구하는 삶으로 방향 전환이 이뤄지도록 생태적 고해성사를 실천해야 한다.

 

각 교구는 환경사목 전담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 또 전담기구 책임 사제들이 교구의 중요한 정책 결정 과정에 조언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일학교 교육과정, 예비신자 교리교육 과정에도 창조질서 회복에 관한 내용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사회에서의 실천

 

신자들은 창조질서 회복을 위해 생태 사도직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누구보다도 막중한 책임의식을 갖고 있는 신자 정치인들은 기본적으로 가톨릭 사회교리를 배워야 하며, 창조질서 회복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늘 염려해야 한다. 신자 공무원들도 생태계 파괴로 국민 삶의 질이 저하되지 않도록 살피면서, 하느님의 창조질서가 투철하게 바로 설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이 시대의 최대 관심사가 생태계 위기이고, 그에 대한 극복이라고 한다면, 교육이 감당해야 할 몫은 지대하다. 가톨릭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종사하는 가톨릭 교육자들은 창조질서 회복 교육의 선봉이라는 사명을 지니고 있다.

 

기업 생산활동은 생태계 파괴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기업가들은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법을 준수하고, 자연파괴를 방지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신자 기업가들은 가톨릭 경제윤리를 숙지하고, 사회교리를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 농업인들도 생명농업을 통해 하느님 창조사업의 일꾼이 된다는 소명의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자영업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음식점을 비롯해 숙박업소와 세탁소 그리고 미용실과 이발소 등은 특히 환경문제에 민감한 업종이다. 버려지는 음식물과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물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처럼, 조금만 신경을 쓰면 생태계를 지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종교인들의 상호 협력도 중요하다. 모든 종교를 관통하는 공통 관심사는 생명의 가치, 생명존중 사상, 그리고 평화이다. 이런 가치들을 위해서는 같은 목표 아래 모일 수 있다.

 

맺는 말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모든 시대에 걸쳐 교회는 시대의 징표를 탐구하고 이를 복음의 빛으로 해석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사목헌장」 4항)고 가르치고 있다.

 

오늘날 지구적 차원으로 진행되고 있는 창조질서 파괴는 부정할 수 없는 이 시대의 분명한 징표 중의 하나이다. 교회는 이 문제를 탐구하고 복음의 빛으로 해석해야 할 사명을 지닌다. 이 문제는 잡다한 주변적 관심사 중의 하나일 수 없다. 구원사업을 위한 핵심적 요소이다.

 

우리 노력은 그리스도교의 영성적 원천인 희망에 근거해야 한다. 현실이 절망적으로 보일지라도, 그리스도인은 희망을 잃지 않고 구체적 실천을 통해 희망을 현실화해야 한다.

 [평화신문, 2010년 11월 21일, 정리=김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