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4일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밀양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물리적 충돌에 대한 입장 발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5월 24일(금) 한국전력과 정부 측에 밀양 송전탑 건설의 공사 강행 중지와 대화 재개를 요청하는 내용의 입장을 발표하였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지난 5월 20일부터 밀양 4개 면에서 76만 5천 볼트의 초고압 송전탑 건설공사 재개를 위해 닷새째 한국전력과 밀양 주민 간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데 대해 어떠한 사업도 사람의 생명보다 중요할 수는 없고, 어떤 이유로든 사람이 다쳐 병원에 실려 가는 공사는 정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하였다.
이에 더 이상 사람이 다치거나 생명을 잃는 일이 없도록 한국 전력과 정부 측에 공사를 중단하고 대화를 재개하여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청하였다. 또한 공사 중단과 대화 재개를 위해 필요하다면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가 중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래는 밀양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물리적 충돌에 대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의 입장 전문이다.
밀양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물리적 충돌에 대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의 입장
물리적 충돌을 야기하는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은 즉각 중단되어야 하며 한전과 밀양주민들은 다시 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공권력의 중대한 임무는 국민들의 권리와 의무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보호하고, 증진하는 일이다” (복자 요한 23세의 회칙, 『지상의 평화』77항)
지난 5월 20일부터 밀양 4개 면에서 76만 5천 볼트의 초고압 송전탑 건설공사 재개를 위해 한국전력의 인력과 장비, 경찰병력이 투입되어 벌써 닷새째 밀양 주민들과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는 언론의 보도를 보며 많은 국민들이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송전탑 건설의 당위성과 부당성에 대한 논란과 반대 의견이 있고 송전탑 건설 예정지와 그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사를 강행한다는 것은 더 이상 주민들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평생 살아온 고향을 지키며 살고 싶은 밀양 주민들에게 송전탑 건설로 심각한 건강 피해가 예상되는 이러한 일방적 공사 강행은 받아들이기 힘든 일일 것입니다. 물론 한국전력 역시 오랫동안 추진 해 온 사업을 무작정 미룰 수만은 없는 사정이 있을 것이라 이해합니다. 하지만 어떠한 사업도 사람의 생명보다 중요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사람이 다쳐 병원에 실려 가는 공사는 정당하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지금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고 있는 밀양에서의 충돌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대부분 70~80대 고령의 밀양 주민들이 물리적, 정신적으로 심각한 상처를 입는 일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이미 2012년 1월 이치우 어르신이 분신으로 돌아가신 후 4개면 노인들이 느꼈을 상실감과 절망감을 헤아려야 합니다. 송전탑 건설의 필요성과 대안에 대한 논의는 차후에 더 진행하더라도 공사 강행은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1.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한국전력과 정부 측에 우선 이 물리적 충돌을 동반한 공사재개를 중단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요청합니다. 그리고 주민들과 다시 허심탄회한 대화를 시도하시기를 바랍니다. 주민들 역시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2.
본 위원회는 필요하다면 공사 일시 중단과 양측의 대화 재개를 위해 중재에 나설 수 있음을 밝힙니다. 다시 마주 앉아 꼭 지금, 그곳에 송전탑이 건설되어야 하는 것인지, 어떠한 대안이 있는지 등에 대해 진솔하고 현실성 있는 이야기를 나눈다면 반드시 해법이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3.
물리적 충돌을 야기하는 지금과 같은 공사 강행을 즉시 중단해 주실 것을 한국전력에 다시 한 번 호소합니다. 더 이상 사람이 다치거나 생명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우선 공사를 중단하고 대화를 재개한다면 지혜를 모아 평화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2013년 5월 24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용훈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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