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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와 문헌/시민단체성명서

[20150709] 대전 유성민간원자력환경안전감시기구 조례제정 .. 기자회견문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6. 12. 28.

2015년 7월 9일

7월 9일 오전11시 대전 유성구청 앞에서 유성구 주민 약 1만 명의 염원을 담은 민간원자력시설환경안전감시기구 조례제정청구인 명부 제출에 즈음한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입니다. 



민간원자력시설환경안전감시기구 조례제정청구인 명부 제출에 즈음한 기자회견

기자회견문

 

150만 대전 시민의 원자력안전에 대한 염원을 담아 민간원자력시설환경·안전감시기구 조례제정청구인 명부를 제출한다


우리는 오늘 이 지역의 원자력안전을 염원하는 대전시민의 바람을 담아 유성구 주민 9천 000명의 청구인 명부를 제출한다. 대전유성민간원자력환경안전조례제정운동본부는 지난 4월 8일부터 3개월 동안 많은 주민들을 만났다. 거리와 학교 운동회, 성당과 교회, 연구원 식당, 대형할인매장과 각종 행사장에서... 우리는 그 만남을 통해 원자력안전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뜨거운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민감한 개인정보인 주민등록번호를 모두 적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흔쾌히 서명을 해 주셨다. 어떤 주민들은 음료수를 사다 놓고 가며 격려하기도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의 위험 시설에 대한 정보를 알고 이를 감시하는 것은 지역주민의 당연한 권리이다. 무엇보다도 이 지역의 원자력시설은 주민 거주지역과 너무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반경 1km에 초등학교가 있고, 2km 이내에 거주하는 주민이 3만 8천명이다. 이런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예를 찾아보기 힘들다. 임시보관이라는 명목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방사성폐기물을 이 지역에 수십 년째 보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주 방폐장이 완공되었음에도 전량 이송하는 데는 앞으로도 수십 년이 걸린다는 점을 주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 연구용 원자로라 원자력발전소에 비해 안전하다 하나, 사고확률 0%가 아닌 이상 우리는 안심할 수 없다.

 

원자로를 둘러싸는 외부 벽체가 내진설계 기준에 미달한 사실도 모른 채, 하나로 원자로가 20년 가까이 가동돼 왔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또 다른 문제를 던졌다. 기존의 안전감시체계에 근본적인 허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며, 이는 하나로 원자로 벽체를 보강한다고 하여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감시에 더해, 제2의 감시체계로서 민간환경안전감시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이다. 더욱이 올해 체결된 한미 원자력협정에 의거, 한국원자력연구원이 2016년 말부터 사용후 핵연료를 이용한 재처리실험을 하려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민감시기구의 설립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최소한의 조치이다.

 

민간감시기구의 존재가 원자력안전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는 사실은 명확관화하나, 이것이 차선의 수단일 뿐이라는 점을 우리는 간과하지 않는다. 지역주민들의 진정한 바람은 이 지역에 보관 중인 방사능폐기물을 즉각 처분장으로 이송하고, 방사능 누출 위험이 조금이라도 있는 모든 위험 시설을 주민 거주지역으로부터 충분히 떨어진 곳으로 옮기는 것이다. 우리는 그날까지 싸워 나갈 것이고, 오늘은 그 출발점임을 선언한다.

 

우리는 이 지역의 원자력안전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정당 및 사회단체, 그리고 정치인과 연대하여, 이 조례가 법적 기반 위에 단단히 설 수 있도록 2단계 법개정 운동을 펼쳐 나갈 것임을 밝힌다. 조례제정청구운동에 많은 주민들의 참여하였고, 주민들의 참여는 정치인들을 움직여 결국은 법 개정까지 나아가게 할 것이다.

 

원자력안전조례제정청구운동은 대전지역의 주민운동 차원에서도 새로운 장을 열었음을 자부한다. 주민발의로 조례를 청원하는 운동은 대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운동을 위해 종교·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25개 주민조직의 참여와 연대를 이끌어냈으며, 200여 명의 주민들이 서명을 조직하는 수임인으로 참여함으로써 명실상부한 풀뿌리운동을 만들었다. 관심분야, 소속단체, 지지정당을 떠나 아래로부터의 주민연대가 만들어짐으로써, 주민운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그러나 아직 마음을 놓을 때가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우선 1만 명에 가까운 주민이 발의한 조례제정청구안이 유성구 조례규칙심의회를 통과해야 한다. 조례의 근거가 되는 관련법이 갖추어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관련법이 갖추어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기존 법령에 위배되지 않는 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를 제정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우리가 청구하는 유성민간원자력시설환경·안전감시기구 설치 및 운영 조례안 제17조와 제19조에는 “유성구는 관련기관과 MOU를 체결”할 수 있음을 명시, 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지역주민들의 원자력안전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담아 유성구와 제 정당, 정치인에게 다음을 촉구한다.

 

하나, 유성구의 조례규칙심의회는 일체의 정치적 고려를 배제하고, 오로지 법리적 근거에 기초하여 판단하라.

 

둘, 관련법이 개정되기 이전에라도 지방자치단체가 원자력시설의 위험을 감시하기 위한 기구를 설립 운영하는 것은 가능하다. 유성구청장은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라.

 

셋, 원자력안전은 초당파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에 하나 이를 정쟁의 수단으로 악용하거나 폄하함으로써 주민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를 경계한다.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제 정당과 지역정치인들은 관련법 개정에 적극 나서라.

 

2015년 7월 9일

대전 유성민간원자력환경안전감시기구 조례제정 청구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