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1일 대전·세종·충남 지역의 4대 종단 종교인들이 성주군청에서 계속되고 있는 51일차 '한반도 사드배치 결사반대 성주 촛불집회'에 함께 했으며,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김용태 마태오 신부님은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태 마태오 신부입니다. 저희 대전충남지역 4대 종단이 함께 버스타고 왔습니다. 여러분 감사드리고, 욕보고 계십니다. 우리 모두의 일인데 성주에 계신 모든 분들이 대표로 애쓰고 계신다는 점에 대해서 감사드리고 죄송스럽고 또 고맙습니다.
사드의 황당함이나 말도 안되는 점에 대해서 여기 계신 분들 다 아시죠.
네. 여러분 사드 박사 되셨습니다. 이런 일들이 생기면 우리들이 상당히 많이 배우고 똑똑하고 능숙해지는 것 같습니다. 많이 알고 계시니까 사드가 어떤 것이다에 대해서는 두말 할 것이 없고, 이 자리에서는 평화에 대해서 말씀을 나누고 싶은데, 평화라고 하는 것은 여러가지로 정의할 수 있겠지만, 상식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상식적인 거죠. 이미 우리는 태어나서 집에서 자라나면서 마음 속 양심을 통해서 평화가 어떤 것인가를 다 알고 있습니다. 그것을 그냥 어려운 말로 이야기해서 그렇지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일단 먼저 우리가 대전 충남지역에서 왔습니다. 평화를 위한 지향을 위해 왔는데, 우리가 외부세력이겠어요?
저희 형제가 4남 4녀인데, 아들 넷, 딸 넷 중에 아들 넷이 다 신부입니다. 정의와 평화를 위해 열심히 싸우고 있는데, 제 형제 중 둘째 형과 막내는 지금 대만에서 사목하고 있어요. 그런데 몇 년 전에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그 때 대만에서 당연히 왔습니다.
그러면 우리 대만에 있는 우리 형제 신부들은 외부 세력이니까 아버지 장례에 참례하지 말라는 건 말이 안되죠! 이건 지극히 상식적인 겁니다. 사드의 문제가 성주 지역만의 문제다? 이건 말이 안 되는거죠. 성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외부세력이다? 여러분이 성주에 살다가 서울로 장가가고 제주도로 시집가면 여러분이 외부세력인가요? 아니죠. 지극히 상식적인 겁니다. 만약 사드가 성주만의 문제라고 한다면 평화도 성주만의 문제가 되겠죠. 그런데 어떻게 평화가 성주만의 문제가 되겠어요? 평화는 한반도의 평화고 더 나아가면 세계의 평화죠. 우리 모두의 평화입니다. 매우 상식적이죠. 이런 상식적인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자 왔습니다.
우선 먼저 평화는 지극히 상식적인 겁니다. 아이가 친구와 싸웠을 때 부모가 칼을 사다가 쥐어주는 경우가 어디 있어요? 아이가 싸우면 뭐라고 합니까? "앞으로 사이좋게 지내라."고 이야기하죠.
평화가 더 강력한 무기에서 온다? 이게 상식입니까? 이건 몰상식이죠. 싸우면, 우리는 어떻게 알고 있나요? 화해해야죠. 화해할 때 칼이 필요하고 가스총이 필요한 건 아니죠. 우리가 같은 형제와 싸우거나 친구와 싸웠을 때, 집에 돌아갈 때 가게에 들려서 잘 드는 칼을 사고 가스총을 사는 그런 사람 없습니다. 지극히 상식적입니다. 만약에 더 강력한 무기와 강력한 무력에서 오는 평화라고 한다면, 이미 이 땅에는 평화가 이루어져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북한의 40배가 넘는 국방비를 우리가 쓰고 있습니다. 북한의 한 해 국방비 예산이 1조원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40조원 가까이 되는 돈을 쓰고 있어요. 매년 수십 년 동안 북한과 비할 바 없는 강력한 무기와 군사력 심지어 그것도 모자라서 미국에게까지 손을 벌려서 이 땅에 미군 기지까지 들여놓았습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더 강력한 무력과 더 강한 무기에서 오는 평화라고 한다면 이 땅의 평화는 진작에 왔었어야죠. 맞습니까? 상식입니다. 상식. 그러면 평화는 어디서 오느냐? 이것도 우리가 알고 있어요. 우리가 친구와 싸우고 형제와 싸우면 편합니까? 잘 싸웠다 이게 아닙니다. 때론 다시는 안 본다고 속상해서 안보겠다고, 며칠 동안 안 보기도 하지만 사실은 불편합니다. 편하게 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전화기 만지작거리고 자존심은 있어서 그러다 걸어요. 때론 전화 잘 나가다가 또 싸우고 끊을 수도 있어요. 그렇다고 가게 가서 칼을 사요? 아니죠. 마음 아파하다가 며칠 가고 그러다 다시 전화하고 그러다 안 되면 만나요. 만나서 이야기합니다. 그냥 만나지 않고 만나서 밥이라도 먹으면서 이왕이면 밥이랑 술도 한 잔 하면서 이 얘기 저 얘기 하다가 보면 뭐가 섭섭했고 뭐가 그랬고 하다가 결국 보험회사 나와서 몇 대 몇 이러는 게 아니라, 형제나 친구끼리 싸우면 "미안해, 그 때 내가 욱해서 그랬어." 이런 게 상식입니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어요. 싸웠을 때 어떻게 화해하는 지 알고 있어요. 그래서 이런 개별적인 상황에서 형제나 친구끼리의 문제가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다 같은 형제고 자매고 한 가족입니다. 더더군다나 남북한은 민족이고 한 형제입니다. 지금도 이산가족 상봉하며 눈물을 흘리잖아요. 우리 마음 속에는 기본적인 상식과 양심. 이것에 따라야 합니다. 싸우면 칼이나 대포나 사드를 준비하는 게 아니고, 싸웠으면 일단 대화하기 위해서 전화기를 만지작거리다가 대화하고 만나고 술이라도 한잔하고 밥이라도 한끼 먹으면서 풀어나가는 거죠. 이게 상식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시대의 상식에 호소하는 겁니다. 어려운 것? 평화 전문가? 사드 전문가? 이걸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상식적으로 행동하자. 평화는 더 강력한 무기에서 오는 게 아니라, 우리가 만나서 대화하고 풀면서 술 한잔 기울이고, 옛날에 사이 좋았던 때를 회상하며 그 좋은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노력. 이것이 평화입니다.
또 한가지, 사드가 싸요? 밥 값이 싸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대포알 값이 싸요? 쌀알 값이 싸요? 쌀알 값이 싸죠. 성주 참외 값이 싸죠. 사드가 아니라 더 싼 성주 참외로, 쌀로, 술로 평화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건 상식입니다. 그런데 이 시대에 몰상식한 사람들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습니다. 다스린다는 것은 다 살린다는 것인데 이 사람들은 무력으로 권력으로 사람들을 억압하고 폭력으로 가두면서 우리나라를 다스린다고 저러고 있습니다. 몰상식한 일들이죠. 이제 우리가 하는 이 운동은 민주화 운동? 아니 독립운동입니다. 지금 미국의 식민지로 전락되어 버린 몰상식한 한국의 정부에 대한 우리들의 몸부림과 이 노력은 평화를 위한 노력이며 동시에 민주화운동이고 더불어서 독립운동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이 시대에 과거 우리 선조들이 아우내 장터에 모여서 3-1 운동을 외치며 태극기를 들고 외치던 그 운동을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이 싸움을 선조들이 하셨던 것처럼 우리도 불굴의 의지와 용기를 가지고 해나가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 싸움 쉽지 않죠. 어렵습니다. 고독하죠. 저 몰상식한 사람들, 평화를 반대하고 전쟁을 이용해서 남북분단 상황을 고착화시키면서 자신들의 불의한 정권을 유지하고 자기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그 불의한 자들, 매국노들, 친일파들과 싸우기 위해서는 여하튼간에 외롭습니다. 힘듭니다. 사람들이 자꾸 성주를 고립시키려고 합니다. 성주 이외 지역을 외부 세력이라고 하면서 말려 죽이려고 합니다.
바로 이때 필요한 것이 위로이며 격려이며 연대입니다. 저희들은 여러분과 남이 아니고 한 가족이며 형제이며 자매입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서 해드리고 싶은 말씀은 "외로워 하지 마십시오." 저희들이 있습니다. 비록 자리는 다른 곳에 있을지라도 결코 다르지 않은 우리 한반도 안에서 여러분과 늘 함께 하고 여러분을 위해서 늘 기도할 것입니다. 외로워하지 마시고 함께 헤쳐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과 늘 마음으로 또 몸으로 함께 할 것을 약속드리고, 여러분을 위해 기도해드릴 것을 약속드리고, 여러분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촛불 하나 들고 있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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