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CTURE (73차 정세미, 천안쌍용동 성당, 2016년 6월 27일)
김진향 교수의 개성공단을 보면 통일이 보인다
"통일, 우리가 만들어갈 평화"
여러분 행복하십니까?
여러분 행복하십니까? 행복 ... 하셔야 합니다.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행복이고, 국가 존재이유도 국민행복입니다. 정당의 목적 또한 국민의 행복이어야 합니다. 정치경제와 평화, 통일, 복지, 노동, 자유 등 그 모든 가치규범들의 종착지는 국민의 행복입니다. 그래서 평화통일 논의에서 국민행복 딤론에 반하는 것을 다 부정해야 합니다.
나쁜 평화보다 훌륭한 전쟁이 더 좋을까요?
이런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전쟁보다는 분단체제 유지가 좋습니다. 동의하십니까? 이무리 훌륭한 전쟁도. 아무리 나쁜 평화보다 못합니다. 동의하십니까? 그 가치에 동의할 수 있다면, 모든 통일 논의에서는 국민행복 관점으로 전쟁을 배격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담론은 통일을 이야기하면서 전쟁담론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 사회는 총체적 북맹(北盲)의 사회
저는 개성공단에 4년간 체류했습니다. 적대적 분단체제와 대립적 체제는 우리 사회 속에서 북한을 구조적 무지 대상과 체제적 왜곡대상으로 만듭니다. 즉 북맹(北盲)입니다. 총체적 북한 무지입니다. 컴맹이나 문맹은 노력하면 되지만, 북맹은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분단은 체제입니다. 수많은 언론과 교육과 정책 등이 몰아붙이면서, 아군과 적군식의 생존논리로만 보면서 발생한 구조적 결과입니다. 오늘날의 이 분단의 속성과 본질이 과연 1945년의 그것과 같을까요, 다를까요?
국익은 평화이다
우리에게 국익은 평화입니다. 절대적 목표도 평화이며, 그것이 국민행복의 기본적 토대가 됩니다. 우리에게는 물러설수 없는 절대절명의 목표가 평화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주위의 미-일-중-러는 엄혹한 국제정치 질서 속에서 자국의 국익을 절대적으로 지키려고 할 것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한반도의 평화 통일은 국익일까요? 그들에게는 현상 유지가 국익입니다.
영일 동맹과 미일동맹(가쓰라-태프트 밀약)의 본질은?
중학교 세계사 시간에 우리가 배웠던 (20세기 초) 영일동맹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영국이 인도 먹고, 일본이 조선반도를 먹는 것을 서로 양해해준다는 거 아닙니까? 우린 뭐가 뭔지도 모르고 배웠습니다. 똑같이 가쓰라-태프트 밀약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영일동맹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필리핀을 먹고, 일본이 한반도를 먹는 걸 양국이 서로 합의한 겁니다. 이게 국제정치입니다. 엄혹한 국제정치의 질서는 21세기라고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게 다르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입니다.
북한에 대한 5대 관점
적대적 관점 · 대립적 관점· 비교적 관점 · 우리기준관점 · 경제적 관점
우리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인식은 대부분 <적대적 관점>과 <대립적 관점>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비교적 관점>이 보태집니다. 무조건 비교합니다. 이를테면, 어떤 신문에서 설악산이 더 아름다운지, 금강산이 더 아름다운지 비교를 합니다. 그리고 <우리기준 관점>입니다. 저도 협상장에서 "그게 상식적으로 말이 됩니까?"라고 하면, 북측 사람이 "누구의 상식입네까?"라고 묻습니다. "보편적으로 말이 안되잖아요?"하면, "누구의 보편이요?" 그런 보편이 없다는 겁니다.
그 다음으로 <경제적 관점>입니다. 우린 모든 걸 다 경제적으로 바라봅니다. 돈 중심적으로 사고합니다. GDP 기준으로 이야기하지만 과연 그게 정확한 이야기일까요? 언론에 등장하는 경제지표의 많은 부분이 현실과 맞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일반화의 오류, 보편과 특수에서 특수를 일반화하기도 합니다.
하루에 42명이 목숨 끊는 대한민국 사회
예를 들어 우리 사회는 하루에 42명이 목숨을 끊습니다. 그렇다면 4,000명 정도는 그 언저리를 배회하다 돌아왔을 겁니다. 과연 그것이 보편적일까요? 우리 사회의 특수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팩트는 팩트죠. 또 예를 들어 대한민국 국민 중에 1년에 2만명이 국적을 포기합니다. 이민 가버리는 사람들이 엄청 늘어난 겁니다. 그러면 1년에 2만명이 국적을 포기하는 게 보편적인 걸까요? 특수한 일입니다. 그러나 팩트는 팩트입니다. 단, 일반화해서는 안되는 거죠.
여전히 북한에서는 굶어죽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나?
북한과 관련해서 아직도 굶어죽고 있는 걸로 생각합니다. 20년 전 38만명의 아사자가 발생했죠. 그 이야기를 아직도 하고 있는 겁니다. 북한은 2013년 곡물수확량이 처음으로 자급자족 상태에 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여전히 적대적이고 대립적으로 비교하면서, 우리 기준의 관점과 경제적 관점에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는 그걸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섯가지 관점보다 더 무서운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다섯가지 관점(적대적, 대립적, 비교적, 우리기준, 경제적 관점)을 압도하는 관점이 있습니다. 바로 무관심입니다. 이 부분은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분단은 국민의 불행을 구조적으로 만들고 있기에 꼭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평화와 통일의 문제를 무관심의 영역에 방치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정치적 허무주의와 냉소 등에 빠져 정치의 주체이며 목적인 국민들을 탈정치화시킵니다. 정치에 대한 혐오와 냉소와 무관심을 유발시켜서 국민들을 정치의 목적이 아니라 대상이 되게끔 탈정치화 시키는 것은 왜일까요?
통일코리아는 거창한 게 아닙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상호존중하자는 것입니다. 만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런데 왜 안되고 있을까요? 분단은 상황이 아니라 하나의 유기체이기 때문입니다. 매일같이 확대재생산되고 심화되는 유기체입니다. 우리에게 최초의 분단상황은 무엇이었습니까? 다시 고민해봐야 합니다. 엄혹하고 불편한 진실과 마주해야 합니다. 우리의 분단이 내 삶을 규정하고 있으니까 제대로 알아야 하겠습니다.
분단은 관념과 허구입니다. 통일과 평화가 진리입니다. 통일이 평화입니다. 그런 평화에는 돈이 들지 않습니다. 상호존중의 정신만 있으면 됩니다. (끝)
위 기록은 김진향 강사님의 말씀을 요약하여 정리한 것이기에 실제 말씀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1969년 3월 25일생인 강사 김진향은 정치학자이며 북한전문가이다. 대구시 달성군에서 태어났으며, 1988년 학번으로 경북대학교에서 1992년 정치학 학사, 2000년 , '한반도 통일에 관한 담론의 분석'이라는 논문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 객원연구위원으로 들어가서 제32대 통일부장관 이종석을 만난 것이 인연이 되어 노무현이 제16대 대통령에 당선되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참여했고, 인수위원회에서 국가 안전 보장 회의(NSC) 설계 작업을 했다. 참여정부에서 NSC 한반도 평화체계담당관으로 국정운영에 참여하여 남북 평화체계를 다루다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에서 더 폭넓게 남북관계를 담당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과 여러 번 교섭과 협상을 했다. 학자 입장에서 북한을 더 자세히 알기 위해 개성공업지구 근무를 자원했고 2008년 2월부터 4년간 개성에서 근무했다. 이 때 개성에서 발생하는 신청·세무·회계·세금·임금협상 등 북한과의 모든 협상을 담당하면서 거의 매일 북한 사람들과 부대끼고 토론하고 협상하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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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627 사진] 김진향 교수의 통일, 우리가 만들어갈 평화(73차 정세미, 천안쌍용동)
- [20160627 일정] 김진향 교수의 통일, 우리가 만들어갈 평화(73차 정세미, 천안쌍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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