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세미 강연

[20160718] 박진도의 행복을 위한 길, 부탄 ①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7. 1. 3.

박진도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부탄,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



정세미(75차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미사) 강연

대전 봉산동성당 2016.7.18(월) 저녁 7:40~9:14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주최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주최하는 정세미의 2016년 상반기 행사가 대전 봉산동 성당에서 열렸다. 정세미는 1월과 8월을 제외하고 매월 천안아산지역에서 1회, 대전지역에서 1회씩 총 20회가 개최된다. 그리고 2016년 상반기 마지막 정세미는 대전 봉산동 성당에서 충남대 경제학과 박진도 명예교수를 모시고 ‘부탄,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란 주제로 강연을 들었다. 
다음은 그의 강연을 편집·정리한 것이다. 



영화『방가? 방가!』본 적 있나요? 


영화『방가? 방가!』(2010.9.30. 개봉) 보신 적 있으신가요? ‘방가’는 사람 이름이죠. 방가의 국적이 어디입니까? 그 영화를 보면 젊은 친구(주인공, 배우 김인권)가 취업이 안 되서 나중에 생각한 게 외국인 노동자로 행세하며 취업을 합니다.


그런데 주인공 방가는 금방 탄로가 날지도 모르니까 ‘부탄’에서 왔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만일 누군가가 묻기를 “어느 나라에서 왔는가?”라고 물었을 때, 절대 탄로나지 않을 나라가 어디일까를 생각해보니 부탄이었던 셈이죠. 아는 게 거의 없으니, 물어보려고 해도 물어볼 게 없죠. 그래서 아무 것도 묻지 않고 면접에 통과한다는 어찌보면 참 슬픈 영화스토리입니다.


영화『방가? 방가!』는 2010년 9월 30일에 개봉된 한국영화로 김인권, 김정태, 신현빈 등이 주인공으로 나왔다. 
누적관객은 97만2,431명


부탄에 관심을 갖게 된 사연, '행복'


그런데 영화가 개봉되넌 2010년 9월 30일 당시에도 사람들은 부탄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제가 충남연구원 원장(7대, 2010.8.1.~2013.7.31.)을 지낸 적이 있는데요. 그래서 무엇인가 연구원 원장으로 일을 해야 하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충남의 슬로건이 ‘행복’이니까, 그 ‘행복’이란 게 무엇인지 알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충청남도을 행복하게 변화시킨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 그런 생각을 하고 의논하던 차에, 부탄이란 나라가 행복한 나라라고 해서 관심을 갖게 된 것입니다. 부탄은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난한데 행복하다? 정말?


그래서 제게 흥미가 생겼습니다. 가난한데 행복하다? 그래서 당시 자료를 찾아보았고, 여행을 가려고 하는데, 아무리 인터넷을 검색해 보아도 부탄가는 법이 안 나와 있었으며, 여행사도 없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거길 가긴 가야 하겠는데, 블로그에 한줄 누가 써 놓은 걸 보게 된 겁니다. 그래서 연구원들에게 “자, 한번 가봅시다.”하면서 알아보니, 부탄은 하루 250달러, 비수기에는 하루 200달러를 미리 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 공항에서 픽업해주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다 해줍니다. 


그게 불과 몇 년 전의 일이었지만, 그 당시 부탄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었고, 관심도 없었는데, 최근 부쩍 높아진 겁니다. 문재인 대표도 다녀왔죠. 그래서 관심 더 높아지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탄에 대한 정확한 지식은 전달되지 않습니다. 


2016.7.18(월) 저녁 7시40분부터 9시 14분경까지 대전 봉산동 성당에서 정세미 75차 강연이 진행되었다.



부탄에 대한 진실과 오해


많은 분들이 머릿속으로 그리는 부탄이란 나라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같은 나라를 갔더라도 전부를 보지 않고, 보고 싶은 것만 보기 때문에 정확치 않다는 겁니다. 사실 제 이야기도 그럴 수 있지만, 가급적 정확하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강연 제목으로 “부탄은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라고 느낌표가 아니라 물음표를 달았습니다. 


제가 한겨레 21에 부탄이야기를 7회 연재를 했는데, 그로 인해 부탄에 대해 제가 안다고 생각하고 이렇게 부탄 이야기를 부탁하는 것 같습니다. (2015-9-22부터 12-9일까지 처음 3회는 매주, 이후 격주로 총 7회에 걸쳐 ‘박진도의 부탄이야기’란 제목으로 주간지 '한겨레 21'에 연재를 한 바 있다.)


부탄은 세계최대 인구대국들(중국, 인도) 사이에 끼여 있다.

부탄은 네팔에 붙어있지 않다!




부탄은 어디 있는 나라일까요? 보통은 네팔과 붙어있다고 착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중국 티벳이 북쪽에 있고, 남쪽은 인도의 국경이 닿아 있어요. 한마디로 중국과 인도 사이에 있습니다. 중국인구 15억, 인도는 13억입니다. 그 사이에 끼어 있는, 인구 75만 정도의 작은 나라입니다. 면적은 우리 남한의 절반, 한반도의 4분의 1 정도의 크기입니다. 


마지막 샹그릴라 부탄


부탄에 대해 외국에서 소개할 때 ‘은둔의 왕국, 마지막 샹그릴라.’ 이런 얘기 많이 하죠. 외국인들에게 개방한 것은 1970년대이지만, 실제로 여행이 가능했던 것은 1990년대이고,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입니다. 왜냐하면 부탄에 텔레비전이 들어온 것이 1999년이었거든요. 그러면서 부탄이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부탄은 여행객 수를 제한한대. 안 그러면 자연과 문화가 파괴된다고 하나봐!” 이런 식이었습니다.


그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사실 많은 부탄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들이 그런 식입니다. 여행객 제한에 대해서는 절대로 그렇지 않지만, 다만 맘대로 오지 말라는 뜻으로 하루에 200~250 달러를 내고 오라는 것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간다, 못 간다’ 입니다.


사진출처. 신발끈여행사 탑덱 프로그램 소개 페이지


가장 가까운 나라는 인도


부탄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는 인도입니다. 북쪽은 티벳이거든요. 해발 7천미터가 넘습니다. 국경을 접하고 있다고 해도 교류하기가 어렵죠. 그런데 남쪽은 거의 평지라고 할 수 있으니, 소통하기가 쉽고 예전부터 인도와 가깝게 지내고 많은 도움을 받아왔습니다. 그래서 인도와는 특별한 관계입니다. 이를테면 우리말로 ‘비자면제 협정’이랄까, 그런 게 있어서, 인도 사람들은 맘대로 들어갑니다. 즉 200~250 달러는 내지 않아도 된다는 건데요. 아무튼 부탄의 외국인 관광객 입국이 20만 명 정도까지는 괜찮다고 보는 겁니다. 그래서 아직 제한하지는 않고 있지만, 돈으로 실질적으로 조절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하는 겁니다. 


그러면 왜 찾는가


타이거 네스트(Tiger Nest). 해발 3,100미터 바위절벽에 있는 사원이다. 탁상사원(Taktshang Gompa)라고도 부른다. 
산행용 말(馬)을 탈 수도 있는데 20달러(2011년 기준)라고 한다. 
사진출처. 신발끈여행사 탑덱 프로그램 소개 페이지


해발 3100미터의 유명한 사원입니다. 부탄 사람들에게는 높이 물으면 다 틀려요. 어떤 사람은 3,300미터, 어떤 사람은 2,500미터라고 하는데, 신경쓰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게 그렇게 중요하냐”라고 되묻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꼭 물어봅니다. 책에는 3100미터라고 되어 있어요. 대체로 해발 2,000미터부터 시작한다고 보면, 실제로는 1,100미터 정도로 계산하면 2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이곳은 부탄 사람들이라면, 매년 한번 씩은 가보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인기가 있는 곳입니다. 


부탄, 독특한 자연환경과 문화


그런데 부탄은 자연이 아름다운 나라가 아니에요. 자연이 아름다운 나라는 스위스, 캐나다 그런 나라들이 아름답죠. 그런 식의 아름다움은 아니지만, 부탄에는 어떤 매력이 있습니다. 순수한 고지대가 주는 정결함이랄까요. 그런 자연환경에 대해 자기도 모르게 느끼는 즐거움과 독특한 문화를 체험하게 된다는 겁니다. 또한 부탄 사람들은 전통 건축에서 못을 쓰지 않고,  설계도면이 없어요. 도면으로 집 짓지 않고, 도면 없이 집을 지어요. 그래서 집들이 다 달라보여도 또 대충 비슷해요.


가난하지만 공동체를 이루며 평화롭게 사는 모습


부탄은 가난하지만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간다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학교를 가거나 관공서와 공공기관에 갈 때 꼭 전통의상을 입습니다. 다만 낮과 밤이 달라요. 낮에는 학교에 가거나 할 때 전통복장을 입지만, 밤에는 젊은이들이 청바지 입고 무스 바르고 다닙니다. 아주 오래전의 우리나라 교복세대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과연 부탄이 가난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행복한가?”라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사실 가난하면서 행복하기가 쉬운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가난한 백성들을 행복하게 하려고 국가가 무진 애를 쓰는 나라임에는 틀림이 없다는 겁니다. 사실 행복은 주관적이라서, 내가 느끼는 행복을 다른 누가 말한다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보았을 때, 국가가 나서서, 즉 공무원들이 나서서 국민들의 행복을 위해 애쓴다는걸 느낍니다. 


사진출처. 신발끈여행사 탑덱 프로그램 소개 페이지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 부탄, BUT 그들은 정말 행복한가? 


그래서 부탄의 한 공무원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부탄은 동남아 국가와 비교했을 때, 특별히 행복하진 않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정책적으로 국민 행복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나라이다.”


전 이 이야기가 정확하다고 봅니다. 제가 부탄을 세 번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세 번을 가면서 서로 다른 루트로 입국했어요. 첫 번째는 카트만두, 두 번째 방콕, 세 번째 인도 델리에서 가는 루트로 갔는데요. 인도로 들어가나 방콕으로 들어가나 네팔로 해서 들어가나 이 부탄이 행복한 나라라는 걸 다 느꼈습니다. 모두 다른 이유였지만. 부탄은 동남아 여러 나라에 비해 특별히 행복한 나라입니다.


2016.7.18.(월) 저녁 7:40~9:10, 대전 봉산동 성당에서 제75차 정세미가 개최되었다.  


쉽게 말해 공부하는 학생들 중에서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아이들이 없습니다.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아이들도 볼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경우에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아이들이 없어졌으니 그게 대단한 거냐고 의문가질 수 있지만, 그건 대단한 겁니다. 부탄은 가난한 나라잖아요.


국가발전 위해 필요한 국민 총행복지수


부탄은 [국민 총 행복]이란 걸 국가발전 진단에 활용합니다. 많은 후진국들의 경우에는 소위 경제성장을 통해 국민소득 높이는 것을 국가의 최고 목표로 삼습니다. 물론 그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죠. 우리나라 최고 목표가 무엇입니까? 바로 경제성장입니다. 사실 ‘국정지표’라는 식으로 표현을 멋있게 하긴 하지만, 최우선 과제는 경제성장이죠. 


경제성장 3단 논법


그러면서 첫 번째 논리, ‘경제는 무한히 성장한다.’ 두 번째 ‘그러면 모든 게 해결된다.’ 세 번째 ‘경제성장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해야 한다.’ 바로 이 3단 논법이 경제성장주의입니다. 한국 사회를 수십 년간 이끌어온 논리가 바로 이것이었어요. 그런데 가진 것도 없는 부탄은 경제성장 국민소득보다는 국민행복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걸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 실천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즉, 어떻게 국민을 행복하게 할 것인가에 대해 노력하는 겁니다. 그러한 노력이 세계적 인정을 받으면서 유엔 총회결의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하듯이, 행복을 결의하는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즉 2011년 11월에 행복을 국가발전의 방향으로 삼자는 UN 총회의 결의를 한 겁니다.


“행복은 인간의 근본적 목표이고, 보편적인 열망이다. 그러나 국내총생산(GDP)은 그 성질상 그러한 목표를 반영하지 않는다.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빈곤을 감축하고, 웰빙과 행복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보다 포용적이고 공평하고 균형 잡힌 발전이 필요하다.”



이 결의문을 인구 75만의 나라 부탄이 끌어낸 것은 대단한 겁니다. 그러면 우리는 왜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걸까요? 두 나라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바로 덴마크와 부탄입니다. 덴마크는 국민소득과 행복지수가 모두 최상위인 나라입니다. 사실 저는 덴마크에도 몇 번을 가보았지만, 깊은 관심을 가진 적은 없습니다. 다만 각종 조사들을 보아하니, 가장 행복한 나라라고 하는 걸  아는 것이죠. 입니다. 행복지수도 높고 국민 소득도 높습니다. 반면, 부탄은 행복지수는 아주 높지만 또 아주 가난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덴마크와 비교가 됩니다. 덴마크도 역시 작은 나라입니다. (덴마크의 인구는 대략 560만명, 2013년 1인당 GDP는 6만 달러 정도다.)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2013년 7월 31일 | 저자 다니엘 튜더 | 역자 노정태 
| 문학동네 
| 판형 A5  | 페이지 수 456 | 정가17,000원 


소득을 더 올려야 행복해진다고 말하는 것들은 다 사기꾼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GDP)이 3만 달러이고, 덴마크는 2013년 1인당 GDP는 6만 달러 정도됩니다. 그런데 덴마크의 GDP가 6만 달러이기 때문에 그들이 행복하다고 말하면 큰 일 납니다. 사실 우리나라도 현재의 수준으로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앞으로 더 소득을 더 올려야 행복해진다고 말한다는 건 다 사기꾼입니다. 제가 경제학 박사입니다. 부탄은 2,800 달러입니다. 우리나라의 10분의 1입니다. 그런 점에서 반성해야죠. 한국은 어떤 나라입니까? 다니엘 튜더란 사람이 있습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에 왔던 이코노미스트 기자였습니다. 영국인이 본 한국은 이상한 나라인거에요. 온 사람들이 다 나와서 길거리에서 전광판 보고 난리치니까 진짜 희한한 나라라고 생각한 거죠. 그런데 한국은 그런 다이내믹 덕분에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데서 살면서 보니까 사실 기쁨은 없는 겁니다. 너무나 많은 경쟁, 무한 경쟁을 하며 사니까, 그런 점들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쓴 책이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저자 다니엘 튜더 (Daniel Tudor)

1982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정치학·경제학·철학을 공부했다.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을 찾았다가 사랑에 빠져, 2004년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이후 한국에 머물며 영어를 가르치다가 미국계 증권회사와 한국의 증권회사에서 일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으로 돌아가 맨체스터 대학에서 MBA를 취득했다. 졸업 후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헤지펀드 회사에서 일했다. 이때의 경험으로  금융업에 종사할 뜻을 잃고,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으로 일했다. 그동안  북한 문제와 2012년 대통령 선거, 그 외 한국 사회의 다양한 현안을 기사로 썼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한국 맥주 맛없다”는 기사를 쓴 기자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그는 약간의 ‘악명’을 얻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소규모 자가 양조 맥주 창업에 자신감을 얻어 2013년 친구들과 함께 맥주집 ‘더부쓰(The Booth)’를 차렸다. 처녀작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출간 이후 꾸준히 집필 활동을 해왔다. 2015년 친구들과 독립 매체 바이라인(www.byline.com)을 공동 설립해 새로운 언론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중이다. 


옮긴이 노정태 (자유기고가)

대학에서 법학을, 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격월간 발행 국제 정치 전문지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 한국어판 편집장을 역임했다. 


1인당 국민 소득(GDP)

  • 한국: 1953년 57달러, 1970년 255달러 2014년 28,000달러

  • 부탄: 1960년 51달러, 1970년 212달러 2014년   2,800달러

  • → 한국 사람의 행복은 얼마나 증진했는가. 한국 사람은 부탄 사람보다 행복한가


중요한 것은 세 가지


중요한 것은 세 가지입니다. 이것이죠.

  • 한 사회 내에서는 부유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보다는 행복한 경향이 있다. 

  • 부유한 나라가 가난한 나라보다 더 행복하지는 않다. 

  • 한 나라가 부유해진다고 해서 그들이 더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s Paradox)


이것을 이른바 ‘이스털린(Easterlin) 역설이라고 부릅니다. 미국의 통계로 1957년부터 2002년까지(1955~2005 일수도) 약 50년간의 통계를 보았다는 겁니다. 이른바 이스털린 패러독스는 소득이 늘어나면 행복도 늘어날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논리인 것이죠. 물론 이러한 통계는 무수히 많습니다.


이스털린의 역설을 보여주는 그래프


GDP는 틀렸다


『GDP는 틀렸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와 아마르티아 센, 그리고 프랑스 경제문제연구소 소장 장 폴 피투시 등 세계적 석학들이 모여 작성한 ‘행복 GDP’를 측정하는 최선의 방법에 대한 보고서입니다. 이 책은 1인당 GDP라는 지수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1인당 GDP에는 포함되어야 할 게 빠져있고, 빠져야 할 게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서, 총이 많고 칼이 많으면 행복한가요? 원자폭탄이 있으면 행복한가요? 재수를 위한 과목수가 많으면 행복한가요? 도로가 많아지고 환경이 파괴된다면 행복한가요? GDP는 늘어나지만 행복해지지 않는 거죠. 핵폭탄 많이 만들어도 올라가고 동계 올림픽 한다고 마구 환경 파괴해도 GDP는 올라갑니다. 그런데 내가 아프면 병원이 늘어나겠죠. 그래도 GDP는 늘어납니다.


1인당 GDP가 놓치고 있는 것은?


원제 Mismeasuring our lives (2010년) GDP는 틀렸다 - '국민총행복'을 높이는 새로운 지수를 찾아서
(225쪽. 정가 13,000원, 2011-4-20) 
(지은이) 아마티아 센 | 조지프 스티글리츠 | 장 폴 피투시 (옮긴이) 박형준 | 동녘 

(책소개) 우리는 수년 동안 높은 GDP 성장률에 초점을 맞추면서 미국식 모델을 따라가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미국의 가계나 경제 전체가 안고 있는 부채의 급속한 증가도 따라가게 되었다. 위기 직전에 GDP를 기준으로 나타난 높은 성과는 지속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지속가능성은 곧 미래를 뜻한다. 이제 경제적 지속성과 환경적 지속성 개념을 포괄하는 개량 방식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이다.



우리가 건강한 것은? GDP에 반영이 되나요? 아이들이 즐겁게 웃는 것은 어떻습니까? 우리가 지혜로우면 올라가나요? 배움의 즐거움, 지혜, 행복한 결혼에서 오는 기쁨, 자연의 신비와 예술의 아름다움. 사실 이런 게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이러한 요소들이 GDP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부부가 이혼을 해야 변호사들이 돈을 벌게 되면서 GDP가 상승합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 삶을 해치는 것들이 GDP 상승의 요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1인당 GDP가 놓치는 것은?


부탄은 담배를 못 피게 합니다. 국내에서 담배를 생산 재배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한 달에 몇 값을 피울 수 있는데, 반드시 밖에서 세금 내고 사오고, 공공장소, 길거리에서 못 피고 집에서만 핍니다. 금연국가는 아니지만, 담배에 대한 규제를 많이 하는 나라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보다 GDP가 작을 수밖에 없죠. 또 대형마트 없죠. 동네 상인들 다 죽으니까 못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 안 올라가는 거죠. 


행복은 무엇에 의해 결정되나?


사실 행복은 주관적이죠. 여성들이 더 관심이 많습니다. 남편이 생일에 꽃다발이라도 하나 주면 부인은 행복해 합니다. 물론 그 행복은 그 때뿐이겠죠. 그래서 행복이 순간적입니다. 순간적인 기쁨과 즐거움 같은 감정을 그래서 행복이라고 정의내립니다. 그게 행복이긴 합니다. 


행복에 대한 정의 (Nettle, 2005)

① 순간적인 기쁨이나 즐거움 같은 감정

② 삶에 대한 전반적인 충족감

③ 자신의 가능성을 계발하고 채우면서 얻은 삶의 질


둘째 삶에 대한 전반적인 충족감이 있어야 합니다. “당신 행복합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 주관적인 것과 객관적 종합지표를 봐야 합니다. UN이 행복보고서를 매년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주관적인 만족도와 객관적 지표를 종합하여 행복지수를 구하는 조사를 살펴보면요.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유엔 세계 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 2016)입니다. 


유엔 세계 행복 보고서 2016

  • 1인당 GDP, 건강기대수명, Social Support, 선택의 자유, 관용(기부 등), 부패인식 등에 관한 세계여론조사. 

  • 평균적 삶의 평가: 덴마크, 스위스, 아이슬랜드, 노르웨이 상위 국가. 우리나라 10점 만점에 5.984. 158개 국 중 58위. 부탄은 84위

  • 웰빙의 평등: 부탄 1위, 덴마크 22위, 스위스 7위, 아이슬란드 5위, 노르웨이 23위, 한국 96위


여기서 ‘Social Support’란 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누구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나를 보는 것이고, 이런 식의 세계 여론조사인데, 우리나라는 평균적으로 58위를 했고, 부탄은 84위를 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왜 부탄보다 높게 나왔을까요? GDP나 건강 기대수명 등에서 높게 나왔다고 볼 수 있어요. 


웰빙의 평등이 중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웰빙의 평등’입니다. 이 부문에서 부탄이 1등입니다. 웰빙의 평등은 사실 어떤 사람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행복감을 말하는 격차라고 할 때, 한국은 96위입니다. ‘평등 지수’에서 그렇습니다. 한국은 대단히 불평등한 사회란 것이고, 그래서 헬조선이 등장하는 것이죠. 


OECD 국가 후생지수  (더 나은 삶 지수)

National Index of Wellbeing: Better Life Index


‘OECD 국가 후생지수’ 라는 것이 있습니다. 2016년 조사에 노르웨이가 1등입니다. 거기서 한국은 OECD 38개국 중 28등을 차지했어요. 

  • 주거: 주거여건과 지출(예, 부동산 가격)

  • 소득: 가계소득과 금융 자산

  • 직업: 수입, 직업안정성, 실업

  • 공동체: 사회적 부조 네트워크의 질(social support network)

  • 교육: 교육기간, 교육적 성취, 학생 지식과 기술(student skill)

  • 환경: 환경의 질(공기오염, 수질 등)

  • 거버넌스: 민주주의와 시민 참여

  • 건강: 기대수명, 건강 자가진단

  • 삶의 만족도: 전반적인 삶의 만족수준

  • 안전: 살인과 자살율

  • 일과 삶의 균형: 노동시간, 여가, 수면 시간 등


이 ‘더 나은 삶 지수’에서 한국 사람이 낮은 게 ‘건강’입니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이 낮은 분야는 ‘공동체의식’이었습니다. 함께 더불어 사는 의식 지수가 굉장히 낮다는 겁니다. 또 낮은 부분이 환경인데, 굉장히 낮습니다. 그다음 낮은 지수는 일과 여가의 균형. 일을 너무 많이 합니다. 그런 것들이 다 낮게 나오고 있는데 사실 이게 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높게 나오는 것은 ‘교육’입니다. 그런데 사실 교육이란 것도 얼마나 많은 시간을 사람들이 받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공교육 말고 사교육까지 포함시키죠. 그게 사실상 좋은 건 아닙니다. “제발 공부시키지 말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공부 해!”라고 하는 것은 애만 잡는 게 아니라 부모 자신도 잡는 일인 겁니다. (2부에서 계속)



위 기록은 박진도 강사님의 말씀을 편집한 것이며 실제 내용과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않는다.

2000년대 중반 한국사회경제학회 회장 등을 역임한 원로급 경제학자다. 지난 2015년 5월부터 두 달 동안 박 이사장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불리는 부탄에서 지냈다. 부탄의 속살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 구조와 역사를 살폈다.<주간지 한겨레21>은 경제학자의 눈으로 부탄의 행복의 비결을 톺아보는 글을 7회에 걸쳐 연재했다. 


2016.7.18.(월) 저녁 7:40~9:10, 대전 봉산동 성당에서 제75차 정세미가 개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