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은 안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군에서 조환익을 배제해 주십시오!"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력설’에 대한
밀양송전탑 반대 주민들의 호소문
[자료사진] 2017년 3월 23일(목) 국회에서 밀양송전탑 마을공동체 파괴 실태보고서 및 증언대회
1.
오늘 아침, 몇몇 언론을 통해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유력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매우 황망하고 허탈한 분위기 속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가고 있습니다.
2.
“우리 반대 주민들이 박근혜를 탄핵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상경하고, 밀양에서 그 추운 겨울 내내 촛불을 들었던 것이 고작 이 꼴을 보기 위함이란 말인가” “조환익이 경찰 불러서 주민들 때려잡고, 돈 뿌리며 사람들 갈라세워 놓고는 다 끝났다고 떠난 일을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는 반응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3.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은 2013년 초 한국전력 사장에 임명되어 당시 최대 현안이던 밀양송전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밀양을 수십차례 방문했던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조환익 사장은 대외적으로는 주민들과 수십차례 만났다고 하지만, 정작 가장 피해가 크고 당시 9년동안 일관되게 반대하고 대안을 제시해 온 반대 주민들은 단 한 차례 만난 것에 그쳤습니다.
4.
조환익 사장이 밀양에서 했던 일이란 밀양 지역에 온갖 혜택을 늘어놓으며 지역 여론을 돌려세우고, 찬성 주민들에 대한 온갖 금전 지원으로 반대 주민들을 고립시키는 일이었습니다. 한전 직원이 주민을 매수했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5.
2013년 10월, 13차 공사 재개당시, 하루 3천명, 연인원 38만명의 공권력을 동원하여 시골 어르신들을 사실상 때려잡았던 장본인이 바로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입니다. 그 와중에 고(故) 유한숙 어르신이 음독 자결하셨고, 67명의 주민 연대자가 기소되었고, 1억원이 넘는 벌금을 납부했습니다.
6.
당시 경찰청장이었던 이성한은 퇴임 이후 조환익 사장에 의해 한국전력 상임감사로 스카우트되었고, 반대 주민들이 저항을 멈추지 않자 찬성 주민들과 마을에 마을당 수천만원씩의 추가 자금 지원을 통해 마을공동체는 지옥같은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고, 그 우울감과 고립감으로 반대 주민들은 도합 250여차례에 걸쳐 정신과 진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7.
조환익 사장이 이제는 노무현 정부 당시 산업부차관을 역임했고, 한전 본사가 나주에 있는 것을 활용해서 전남 지역의 '신재생에너지 밸리 조성'과 '한전 공과대학 유치' 등으로 이번 정권에 줄을 섰고, 이낙연 신임 국무총리가 전남지사 출신이라는 점까지 얹혀져서 일국의 에너지, 자원, 통상 정책을 관장하는 엄청난 자리를 노린다고 합니다.
8.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지난 10년간 자행된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국가 폭력의 가장 큰 피해당사자의 하나입니다. 두 명의 주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381명의 주민이 경찰에 입건되었습니다. 송전탑이 완공되고 ‘모두가 끝났다’고 하는 와중에서도 저항을 멈출 수 없는 것은, 바로 이 조환익과 같은 이가 버젓이 활개치면서 자신으로 인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입은 이들에게는 단 한 마디 진정어린 사죄와 책임 규명조차 거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9.
문재인 대통령께 간곡히 호소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의원이던 지난 2014년 6월 8일, 밀양 송전탑 6.11 행정대집행 직전 밀양 주민들의 농성장 세 곳을 방문하여 하루 내내 주민들의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셨습니다.
10.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주민들에게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이전의 대한민국과 세월호 이후의 대한민국은 달라져야한다고 이야기 하였는데 그 말에 진정성을 시험할 첫 번째 시금석이 바로 밀양송전탑 문제라고 생각한다.”고도 하셨고, "나도 매우 안타깝고 대통령선거 때 밀양송전탑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하였으나 지금 주민들이 이렇게 힘든 상황에 처해 있어 정치권에서 뭔가 도울 길을 찾고 싶다"고도 하셨습니다.
11.
문재인 대통령 님! 저희들은 정부의 금전적인 지원을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평화롭게 살아가던 우리가 왜 지난 12년간 그토록 고통스러워야 했고, 지금도 저항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인지, 우리의 고통에 대해 진실이 밝혀지고, 국가의 정당한 사과와 책임규명을 바랄 뿐입니다.
12.
조환익 사장이 문재인정부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임명되는 것은 촛불의 힘으로 당선되어 적폐를 청산하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새 정부의 기조와는 너무나도 맞지 않는 일이 될 것입니다.
13.
박근혜 정부의 국가 폭력을 앞장서서 수행한 이가 새 정부의 장관으로 등극하는 것을 그 고통을 몸으로 직접 겪었고, 지금도 그 상처로 뒤척이는 저희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님! 저희들의 호소에 서려 있는 간절함을 헤아려주십시오! 조환익은 안 됩니다!
2017년 6월 2일
밀양765kV 송전탑 경과지 반대 주민 150세대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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