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26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방해 규탄 및
세월호 특별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 모두 발언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장 김 용 태 (마태오) 신부
민주수호 대전운동본부가 26일 새누리당 대전시당 앞에서 ‘백남기 농민 영면에 즈음한 긴급 성명’ 및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방해 새누리당 규탄 성명’을 발표하기에 앞서,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김용태 마태오 신부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어제 우리 농민 백남기 형제님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작년 11월 14일 이 땅 가난한 농민들의 목소리를 대신해서 그 뜻을 전하기 위해 서울에 올라왔다가 경찰의 무자비한 살인 진압에 의해 물대포에 맞고 쓰러져 사경을 헤매신지 317일째인 어제 오후 2시 15분경에 돌아가셨습니다. 당신의 일흔 번째 생신 다음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백남기 형제님의 목숨을 앗아간 자들은 또 다시 공권력을 동원해 그 시신마저 강탈해 가려하고 있습니다. 부검을 빙자한 사인조작을 통해 공권력에 의한 살인이라는 명백한 사실을 부정하려는 행태인 것입니다.
2016년 9월 26일 오늘 우리는 여전히 또 하나의 세월호 참사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세월호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2년 반 전인 2014년 4월 16일에 일어났던 과거의 사건이 아닙니다. 그 이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끝나지 않는 참극인 것입니다. 최소한의 양심마저 상실한 채 그저 더러운 탐욕으로만 가득 차있는 비인간적 권력들이 만들어낸 참극이요, 그러한 권력에 찬동하고 그 권력에 순응하는 자들의 어리석음이 만들어낸 참상입니다.
이러한 권력과 탐욕이 판치는 세상 속에서 세월호는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미국의 군사기지로 바치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두 번 세 번 죽이면서, 노동악법으로 수많은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면서,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난도질하면서, 멀쩡히 흐르는 강을 썩어문드러지게 만들면서, 평화의 섬 제주 강정에 해군기지를 만들면서, 대책 없는 핵발전소 건설로 대한민국을 방사능지뢰밭으로 만들면서 세월호 참사는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이제 멈춰야 합니다. 멈추게 해야 합니다.
우리가 오늘 요구하는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특조위 활동 보장과 특별법 개정은 더 이상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노력입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은 단순히 참사의 원인만 밝히는 과학적 절차적 노력이 아닙니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서 다시는 그런 참극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입니다. 잘못된 것은 바로 잡고 소홀한 부분은 채우면서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최소의 노력입니다. 책임을 져야할 사람은 반드시 책임을 지게 만듦으로써 모든 권한과 권력에는 무거운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소중한 과정입니다.
그래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통해 특조위 활동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것입니다.
2년 반이 지났지만 현 정권의 집요하고 치밀한 방해로 인해서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왜 방해할까요? 무엇이 두려운 것일까요? 감추려는 자가 범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과연 그래서 그런 걸까요? 이 말이 억울하다면 떳떳하게 모든 것이 드러나도록 협조하면 그만인 것입니다.
다시 한 번 현 정권에게 요구합니다. 떳떳하다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협조하십시오!
그리고 하나 더 요구합니다. 공권력 남용으로 희생된 백남기 형제님을 비롯한 그동안의 수많은 무고한 이들의 죽음에 대해 사죄하고 책임을 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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