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정평위] 문재인 정부의 사드 추가 배치 강행 규탄 성명
“평화는 결코 무기의 힘으로 이룰 수 없습니다.”
- 문재인 정부의 사드 추가 배치 강행을 강력히 규탄한다.
지난 4월 26일 어둠의 장막아래 기습 군사작전을 방불케하며 성주 소성리에사드 배치가 강행되었던 처참한 악몽이 오늘 9월 7일 또 다시 재연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여 스스로 내 세운 '절차적 정당성'마저 외면하고 북한의 ICBM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사드4기 추가 배치를 기어이 강행하고 말았습니다.
지금 성주 소성리 주민들과 촛불 민심은 깊은 배신감에 휩싸여 있습니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그래서 투표장으로 가는 마음이 설렜던 만큼, 이 복잡하고 첨예한 사드 문제 해결의 공을 촛불 정부가 꼭 가져가기를 누구보다 바랐던 만큼, 그 실망감은 크고 깊습니다.
특히나 국민적 동의와 설득 없이 대통령 해외 순방 중에 수천명의 경찰력을 동원해 성주 주민들과 종교인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하며 사드배치를 기습 강행하는 행태는 우리를 더욱 분노케 합니다. 대통령 후보시절,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한 국회비준과 동의 추진을 공약했고, 지난 5월 사드 추가반입 보고 누락에 격노하며 사드배치 과정의 불법성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하였습니다. 그러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국회비준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고 약속했던 진상조사는 지금까지 시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과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순식간에 뒤집어 사드 추가 배치를 지시하고 강행하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사드 배치가 남한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한미일 MD와 동맹 구축을 통해 북한을 봉쇄하고 중국을 포위하는 미국의 패권적인 이해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은 이제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입니다.
오늘 사드 추가 배치 강행으로 한국은 미국과 일본을 지켜주기 위한 한미일 MD의 전초기지로 전락하여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는 위협받게 될 것이며, 한중관계의 파탄으로 한국 경제마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입니다, 또한 북미, 남북 간 대결 구도는 심화되고 한반도 핵 문제의 해결은 더욱 어려워져 불안한 한반도 정세는 더욱 악화 될 것입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와 민족화해위원회는 사드의 배치로 인해 한반도가 새로운 냉전체제의 중심이 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경제적 불안을 가중시키는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천명한 바 있습니다. 이에 동북아와 한반도 평화에 백해무익한 사드는 반드시 철거 되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 알박기, 문재인 못박기 사드'라는 역사적 오명을 남기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 불법적 사드배치를 철회해야 합니다.
우리는 성주 소성리 주민들과 작금의 불법과 불의에 맞서 몸을 던져 전쟁무기 사드를 막고 한반도 평화를 지키려는 선의의 모든 사람들과 함께 사드배치의 무효와 철거를 위한 의로운 행동과 기도를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아 있는 이들을 비추시고
우리 발을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루카 1,79).”
2017년 9월 7일
천주교 수원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수원교구 공동선 실현 사제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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